다시 피어나라, 효순아, 미선아 <효순미선 평화공원>이 시민의 힘으로 세워져
수정 : 2020-07-02 00:50:10
다시 피어나라, 효순아, 미선아
<효순미선 평화공원>이 시민의 힘으로 세워져
2002년 6월 13일,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고갯길에서 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효순미선 압사사건이 일어났던 그곳 언덕에 추모 평화공원이 우리 손으로 만들어졌다. 사고 이후 미군 측에서 만들어진 추모비가 있었으나 '불의의 사고'로 명시 해놓아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미군 측에게 국민의 반감이 컸던 터였다. 이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라는 단체의 모금 노력으로 부지 매입 작업이 이루어졌고 사고 18년이 지난 6월 13일에 그 완성을 보게 되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의 설계는 이윤하 씨가 맡았다. 공원의 외형은 당시 사고 현장에 남아 있던 신발의 형태를 따왔다.
이 평화공원에 들어서면 좌측에 보이는 30미터 길이의 벽에 불공정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분노한 촛불시위를 표현한 추모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그 왼쪽 부분에는 기부자의 명단과 단체들의 명칭이 타일로 제작되어 있다. 그리고 이 벽에서 마주 보이는 오른쪽 벽에는 참사에서부터 진상규명을 위한 그간의 과정과 현재까지의 발자취들을 볼 수 있는 기록의 벽으로 제작되어 있다. 이 모든 작업에 이구영 작가가 디자인과 진행을 맡았고 벽화작업의 달인인 정세학, 이화섭, 정삼선, 김종도 작가가 12일 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뙤약볕 아래 그 수고를 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이것은 지난 2012년 우리 손으로 제작된 효순미선추모비가 있었으나 그간 세워질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다른 곳에 임시로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년 추모행사 때마다 트럭으로 이동하여 현장에 임시로 세워 행사를 치를 수밖에 없었고 시위현장에서는 경찰에 빼앗기는 수모도 겪었으나 이번 평화공원 완공을 계기로 영구적으로 제자리를 찾게 되어 그 의미가 크다. 추모비는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제작했다.
외벽에 세워진 <효순미선평화공원>이라는 글씨 조형물은 싯가로 3,000만 원 가량인데 이 일에 동참하고자 <Sung Art>의 대표인 정호성 씨가 선뜻 기부해주었다. 이 외에도 벽화작업기간 내내 여기저기에서 달려와 도와주신 자원봉사자들도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밖에 바닥공사에 참여해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의 노고 또한 빛이 났다. 후원단체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150여 단체가 함께 했으며 3,000여 명의 시민이 정성을 모아 주었다. 이 모든 전체 진행 과정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의 상임대표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운영진과 집행부(집행위원장 박석분)와 기획위원회의 각별한 노력이 함께 하였다.
이번 18주기 추모와 완공식 행사의 주요 포인트는 자주평화를 기반으로 하는 소파개정이었다. 이로써 다시는 이런 비극의 참사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효순이 아버지의 눈물어린 절규가 행사장에 울려 퍼져 완공식 현장에 있는 많은 참가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모두가 함께 한다면 평화통일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다.
김종도 화가/ 편집위원
#116호
평화공원조성에 참여한 이구영 김종도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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